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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버님이 놀라시던데요. 저희 집에서도 인근의 빈터에서 채소 농사를 약간 짓는데, 가을에 무를 200개 가량 수확해서, 김장 담그고 나눠 먹고, 남은 것을 비닐푸대에 담아두고 겨울내내 먹습니다. 아무래도 봄이 되면 무도 떨어지고 맛도 떨어지더군요. 어제 보내 주신 무로 생채를 했더니 아버님이 어떻게 지금까지 이렇게 싱싱하냐고 놀라시더군요. 가운데 약간 심이 든 것처럼 보였지만 아삭아삭하니 햇무하고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아마 냉장고에 이상이 생긴 뒤에 보내신 무가 아닌가 합니다만 그리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요즘 오이 따는 재미로 삽니다. 아버님이 땀 흘려 농사지으시면 따는 재미는 제몫이니 죄송하지요. 제가 하는 일이 있어서 시간도 없지만, 너는 못한다 너는 못한다 하시면서 제가 밭에 나오는 걸 극구 말리십니다. 밭일이 아무나 할 수 없는 힘든 일인 줄은 알지만, 텃밭을 가꾸며 살 수 있는 날을 꿈꿉니다. 어제 도착한 물건에서 사과식초가 빠졌던데 아래에서 말씀하신 택배 상자 문제 때문이 아니었나 짐작해 봅니다. 완두콩도 빠져서 차감액이 생겼는데, 다음 주문 때 정산하겠습니다. 오늘 비가 오네요. 비가 오면 저희 아버님이 어쩔 수 없이 일을 쉬셔야 하니 저는 좋지만(워낙 노령이신 데다 몸이 부서져라 일을 하시거든요), 송하 선생님은 마음이 바쁘시겠네요. 바쁜 마음 놓아버리시고 하루 쉬셨으면 좋겠습니다. 과천에서 김영련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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