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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많은 날들이 새롭게 생각납니다. 저 함평의 기공도입니다. 이곳은 미국 뉴 멕시코(LOS ALAMOS)이고요. 지금은 불이나서 대피한 상태입니다. 안부도 궁궁하고 저의 소식 또한 알리고 싶어서 몇자 적어 봅니다. 긴 장마에도 사업은 잘되시는지요. 한국을 떠나온지도 벌써 3년 6개월이 지나고 많은 이들이 보고 싶지만 이곳의 사정이 저를 허락하지 않네요. 의장님도 건강하게 잘겠시고 사모님도 잘겠시는지요. 가슴은 언제나 한국 땅이지만 몸은 머나면 타국에서 이렇게 인사라도 여쭙니다. 시간 되시면 몇자 매일로 보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천 년 살이 하루를 살아도 천 년 같고 천 년을 살아도 하루 같은 현실이 죽어도 죽어도 살아가는 것 살아도 살아도 죽어가는 것 꿈은 별이 되어 쓸어져 풀잎에 잠들고 가슴은 재가 되어 세월에 쌓이는데 그 누가 내 이름을 불러 주랴 그 누가 나를 일으켜 주랴 규봉암 바위에 서린 그 많은 한들이 피었으랴 하루가 천 년을 살아가듯 천 년이 하루를 살아가듯 애달픈 마음은 주저리 주저리 맺히는구려 하이얀 재 속에 천 년의 한을 찾건만 붉은 노을이 천 년을 감추었느냐 가슴은 천 년의 한을 담으로 쌓는데 천 년이 하루처럼 달려 드는구나 천상의 바람이라도 한줌의 재를 건드리지 말아다오 천 년을 걸어 가는 하루 같은 인생인걸 누라 말하리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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