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요즘 몰두하는 일이 있어, 보우농원 게시판 들러보는 것을 좀 소홀히 하였더니 벌써 대봉이 품절이네요. 아쉽습니다.
몸이 워낙 부실하다 보니, 조금 잘못 먹으면 탈이 나는지라, 어떤 것이 좋은 먹을거리인지 고민한지 한 이십년 된 것 같네요. 그 사이에 좋은 먹을거리 판별하는 방법에 대한 여러 가지 설들을 익혀서 나름대로 생활에 적용해보았습니다. 일단 유기농과 화학농의 구분에서 시작해서 음양으로 가리는 법, 오행으로 가리는 법, 혈액형을 기준으로 하는 법, 생명역동농업, 전통농법, 민족전통의 식이요법, 요가에서 권하는 식이요법, 유전자 조작은 아니어야 하고 방사선 처리를 해서도 안 되고…
어떤 방법도 맞는 부분이 있었고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떤 설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구요. 특히 요즘에는 식품에 대한 여러 가지 조작이 많아져서, 틀림없이 좋을 거라고 믿었던 것들도 먹고 나면 탈이 많이 나서 참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러다가 저는 최근에 아주 마음에 와 닿는 기준을 발견했습니다. 자기가 먹어서 행복감을 느끼는 음식, 그것도 입에 와 닿는 맛이 아니라, 먹고 난 후 몸에 기운이 나면서 기쁜 충족감을 느끼게 되는 음식이 자기에게 가장 좋은 음식이라구요. 너무 당연한 진리를 저는 돌고 돌아 한참 후에야 깨쳤습니다.
음식을 먹는 것은 생명 에너지를 얻기 위함이고, 자신에게 생명 에너지를 주는 음식이 좋은 음식인데, 그것을 제일 잘 아는 것은 자기 몸이라고 합니다. 왜냐 하면 인간은 오랜 세월 진화해 오는 가운데, 여러 배고픈 상황에서 무수히 많은 먹을거리를 접하면서 자기에게 이로운 것을 식별해내는 기능을 갖추게 되었기 때문이랍니다.
인간의 뇌 속에는 송과체라는 조직이 있는데, 여기서 자기 몸에 맞는 것인지 아닌지를 파동으로 식별한답니다. 그런데 먹을거리를 입에 넣는 순간 그 먹을거리의 파동이 송과체의 센서에서 감지된답니다. 만일 좋은 먹을거리면 그걸 맛있다고 느끼면서 동시에 온 몸으로 그 파동이 전달되어 세포 속속들이 에너지가 팽창되며, 좋지 않은 먹을거리면 그 음식이 너무 쓰거나 아리거나 떫은 등 편치 않은 맛이 느껴지게 하고 뒷맛이 느끼하거나 메슥거리는 구토증이 생기게 하며, 온 몸에 기운이 빠지듯 나른한 느낌이 오게 한다고 합니다.
(파동의학이라는 새로운 대체 의학 분야의 책에서 읽은 것입니다.)
쓸 데 없이 아는 척 한 것 같네요. 당연한 진리를 이렇게 늦게 깨달은 우둔함이 자랑스러울 것은 없지만, 오늘은 보우농원 대봉시가 품절된 것을 보면서 새삼 느끼는 것이 있어 장황한 말씀 올렸습니다.
다른 게 아니라, 저는 올해 처음으로 보우농원 감을 먹어보는데요, 최근에 와서 어떤 과일이든 먹고 그런 느낌은 처음이었습니다. 먹는 동안 입안에서 맛있고 향기롭게 느껴지는 것은 물론 먹고 나서 온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기뻐서 춤을 추는 듯한 느낌, 바로 이게 파동의학에서 말하는 가장 좋은 먹을거리의 기준일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러고 보면, 어린 시절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모르는 시골 할아버지 집에서 보내주신 것들을 먹고 나면 느끼던 그 느낌인데, 그걸 얼마나 오랜만에 되찾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강렬한 생명의 느낌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정부기관이나 농민단체들이 내세우는 좋은 먹을거리라는 것도 믿기 어려운 세상이 된 지금, 많은 노력을 기울여서 귀한 먹을거리를 공급해주시는 보우농원 김희규 선생님 이하 가족 여러분께 다시금 감사의 마음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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