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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보우농원에 가서 무를 뽑아 올때만 하더래도 12월 초순에 까지 밭에 무가 남아 있으려나... 걱정이 됐고, 영농일기를 보면 무슨무슨 가공때문에 무는 못 뽑으셨다고 하고... 눈앞에 그 앙증맞은 무들이 눈에 밟혀서 날씨만 궂어도 걱정이더니... 그 장한 무를 받고 보니... 며칠 이리 날씨가 좋아서 하느님이 보우하사 보우농원 만세! 다. 학교 선생님들께, 또 학생들에게 바른 먹거리에 대해서 항상 열?을 내서 강조 하는고로.... 유기농이 내 별명이 됐다. 6학년과 3학년 교담을 맡은 관계로 이 두학년의 바른 먹거리 지도는 기초는 잡은 셈인데, 6학년은 도덕을 식성과 연계해서 지도하면 그 과학성이 실증으로 확인 된다. 음식일기를 쓰게 했는데... 얼굴에 그 효과가 잡히니 안 믿을 수가 없다. 나는 10여년 전에 심한 스트레스로 병이 난 것을 생채식으로 나를 건졌는데 채식의 효과보다 나중에 이걸 포기하면서 몸이 물 먹은 솜처럼 쳐지는 추락?의 경험이 너무 커서 채식에 대해 더욱 확신을 갖게 됐으니...귀납법인가? 그 중 내게 제일 잘 맞는 것은 무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다 하니 잘은 모르겠으나 겨울에 먹는 무는 인삼 버금간다고 노인들이 얘기 하셨었다. 그런데 늘 생무를 어적어적? 씹어 먹어야 속이 편한 나는 무다운 무를 찾지 못해 늘 허기?졌었는데 보우농원의 무를 보니 이제야 인삼버금가는 겨울 무맛을 보겠다. 더구나 땅에 묻으셨다니 염체 불구하고 겨울내내 택배를 조르려고 한다. 우선 요놈들은 찬바람에 커서 키는 작으나 그 아작아작 한 맛이 여지 없는 조선의 맛이다. 그리고 맵지 않고 서근서근한 약간 단맛을 띤 시원함이란... 과일의 단맛이 화장한 여자라면 이건 상큼한 맨얼굴의 미인이랄까... 나는 단맛이 맞지 않은 고로 배먹을래? 무 먹을래? 하면 100번이래도 무 다. 생수의 조건이 무미, 무취, 무색이라면 여기에 걸맞는 게 무다. 생수 같은 무가 사람에게 생수처럼 좋은 이치이리라. 그런데 옛날에는 채마밭에 인분 거름을 줬던 관계로 생무를 먹으면 채독 걸린다고 어른들이 많이 못 먹게 했었는데 보우 농원 무는 무농약 유기농이니 아예 겨울 양식 삼아 먹을 작정이다. 생수 같이 무색, 무취. 무미이니 어디에도 어울린다. 김치. 무말랭이, 동치미, 무생채, 무조청,등등 엄청나게 많지만... 98세 시어머님을 모시고 사는 관계로 ... 무가 노인 음식에는 최고다. 무 숙채도 좋지만 동치미를 잘게 썰어 블렌더로 살짝 갈아서 한수저씩 반찬으로 드시게 하면 그만이고 그 전에 본 책에서는 무를 딱 반갈라 숟가락으로 긁어파서 배처럼 파진 그 속에 갖은 양념한 속을 도로 채워 넣는 김치가 있던데 그것도 노인이 드시기에는 참 좋을 것 같다. 그냥도사님이 그 전 글에 갈갈이라고 하신 음식이 이게 아닌가? 궁금하다. 갈비찜에. 갈치 조림에, 새우 왁저기에 든 무 맛은 기가 막히지만 그건 젊을때 소화력 좋을때 얘기고, 지금은 아무 요리 안한게 제일 좋다. 쓰고 보니 "무덕송"이 됐다. 이광수의 "牛德頌" 이 생각난다. 그리고 아! 그리운 내 어릴 적 먹은 맛이 떠오른다. 무동치미에 달린 무청... 그 파란 아작아작, 새큼새큼한 무청을 쫑쫑 썰어 하얀 밥에 참기름만 살짝 치고 그냥 비벼주시던 그 맛!! 사람 인생이 원으로 돌아가게 되는건가?.. 어린이와 노인이 먹는 음식이 같은 걸 보면 이건 분명 순환의 이치를 지닌 듯하고... 순환의 이치를 철저히 따라야 하는 농사를 순환의 이치를 따르지 않고 짓는 농사때문에 현대의 재앙이 오는게아닌가? ... 하는 생각을 하며.... 다시한번 보우농원 무 만세!! 우리 조선의 맛 만만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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