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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학교로 보내주신 홍옥 잘 받았습니다 오랜만에 옛날 홍옥 맛을 봤습니다 책상물림의 저로서는 송하선생님의 일들이 가늠되지 않는데 그간 틈나는 대로 택배이야기를 꾸준히 읽어오면서 몸으로 체득한 삶의 지혜를 느낄 수 있었고 어떤 구절은 책상 앞에 붙여놓고 좌우명으로 삼기도 했습니다 요번에 올려놓은 글은 횡설수설이라고는 하지만 선생님의 깊은 고민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간 하시는 일들을 어림잡아 보면 1. 옛날농법으로 농사짓는 일 1-1 혼자 농사짓는 일(과수농사, 논농사, 밭농사, 산과 들살림) 1-2 일손을 빌어 농사짓는 일(가족, 마을 분들, 외국 분들) 2. 자연식품 만드는 일(다품종, 전통방식, 일부 제외하고 지속적인 실험) 2-1 혼자 자연식품 만드는 일 2-2 일손을 빌어 자연식품 만드는 일 3. 농산물이나 자연식품 보관 유통하는 일(시설투자관리, 홈페이지관리) 3-1 보우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자연식품 보관 유통하는 일 3-2 마을과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 보관 유통하는 일 이런 정도겠지요 물론 여기에 마을이나 지역사회 활동은 빠졌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건 주로 장인의 영역인 생산활동(1,2)과 상인의 영역인 유통활동(3)을 같이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걸 구분하지 않고 혼자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그럴 경우는 비교적 간단한 품종에 규모가 손에 잡혀야 가능하지요 그 보다 더 중요한 건 장인의 영역과 상인의 영역이 부닥친다는 사실입니다 장인의 영역은 성에 찰 때까지 손익에 관계없이 밀고 나가는 것이며 상인의 영역은 어떤 과정이든 결과적으로 이익을 남기는 것입니다 허나 어찌되었든 시스템을 갑자기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모두 효율적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 그간 나름대로 진행해온 시스템이 보우의 장점입니다 하지만 5년이나 10년을 내다보자면 현재 시스템으로는 문제가 있습니다 5년을 1기로 변화하고 차후 5년을 2기로 마무리한다면 좋을 것입니다 첫째, 가장 잘 하고 자신 있는 쪽으로 주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10년 후 보우를 생각할 때 품종은 줄이고 주 종목은 고급화해야 합니다 둘째, 합리적인 선에서 가격을 산출해야 합니다 품종을 줄이고, 원가에 따라 정당하게 가격을 산정하면 당연히 회원 수도 안정될 것입니다 셋째, 장기적으로 생산과 유통을 협업으로 하되 큰 틀에서는 분리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시스템으로 볼 때 가족을 중심으로 사정을 아는 분들이 역할을 조금씩 분담해서 차차 진행하면서 정비해나가면 좋을 것입니다 상식적인 얘기를 길게 늘어놨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송하선생님이 이런 과정을 통해 더 건강하고 여유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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