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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보내고 출근해 보니 반가운 선물이 저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황송하게도 사과까정 보내셨더군요. 쓰가루라고 했던가요? 껍질째 먹어보니 아삭거리며 씹히는 맛이 참 신선합니다. 올망졸망 저를 반기는 모습에 감동이... 귀한 자식을 보내주신 것 같아요. '이 사과 맛나게 먹고 반듯하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 나대요. 이렇게 염치없이 받아도 좋을지... 사과를 보니 문득 어렷을 적 기억이 한자락 떠오르더군요. 추석을 앞둔 몇주 전이면 엄마는 저녁상을 물린 초저녁이 되면 보리쌀 두어댓박을 자루에 담아 이고 동네 아줌마들과 개울 건너 논두렁길을 걸어 한 40분 내지 1시간 거리의 과수원에 가셔서는 과일과 바꾸어 오시곤 했지요. 따라 오지 말라 손사래 치시는 엄마의 뒤꽁무니를 멀치감치 거리를 두고 쫒아가다보면 과수원 근처 쯤에서는 포기를 하시고 일행에 끼워주십니다. 그렇게 따라 들어간 과수원 내 창고에 들어가 보면 과수원 주인 아줌마는 좋아하지는 않으시는 눈치이십니다. ^.^ 왜냐구요? 흑심(?)이 있어서 온 주무래기들의 손을 빈손으로 보내자니 마음이 편치 않으시니 이것 저것 약간 흠집이 난 과일들을 쥐어주다 보면 집집 마다 따라온 아이들이 제법 되니 말이죠. 하하 그래도 그때가 참 그립습니다. 과일가게에서 빛깔 곱고 땟깔 고운 것 맛보다는 예전의 보리쌀 두어댓박 주고 바꿔온 과일 맛이 훨씬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과수원 둘레에 빙 둘러쳐진 탱자나무 담장도 참 좋았습니다. 김선생님 댁 담장은 어떤 나무가 심어져 있나요? 농사를 지으시다보면 농약을 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많은데 천적을 이용한 농사법에 대한 글을 얼마전에 읽었는데요. 그분은 논농사에 대해서 쓰셨더라구요. 혹시 이영문씨를 아시는지요? 태평농사법을 하신다고 하던데요. '게으른 농사꾼 이야기'를 펴내셨더군요. 사과식초는 도착하자 마자 2개를 팔았네요. ^.^ 식초향이 참 좋다고 하시면서 팔라고 하셔서... 지금 컴퓨터 앞에서 사과식초를 마셔보고 있습니다. 물에 타서 먹는 것 보다는 원액 그대로 마시는 맛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집에 가지고 가서는 음식만들 때 넣어보려고 합니다. 이번 주는 선생님 덕분에 행복하게 시작을 했네요. 오늘은 햇볕이 조금 누그러 들었네요. 건강 유의하시구요. 안녕히 계세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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