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 450만 독신시대 우렁각시 ---
현미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이로울 가? 보릿고개를 힘들게 넘어온 세대로서 하얀 쌀밥을 마냥 먹을 수 있어 이보다 더 행복할 수가 없는데 현미가 좋다는 전문가의 말을 방송에서 듣고 “그렇게 현미가 좋다”면 하는 생각을 하다가 금년 벼 수확철을 맞이했다. 지인들로부터 현미를 부탁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어린 시절 추석절에는 설익은 벼를 베어다 삶아 말려서 디딜방아로 찧어 밥을 지어 차례를 지냈던 쌀이 전라도 말로 “올개쌀” 바로 찐쌀이다. 그러나 찐쌀 만드는 과정이 번거롭고 복잡하여 지금은 특별한 경우에만 만든다. 나는 “이미 한번 익힌 쌀을 밥 대신으로 먹을 수는 없을 가?”라는 의문을 품고 실험에 나서기로 했다. 우리나라가 급격히 산업사회로 변천되면서 대가족제도도 효도라는 말도 옛말이 되어버린 지금은 나이 많아 홀로된 사람들은 외롭고 하루하루 살기가 힘이 든다. 갑자기 세끼밥을 준비하는 과정은 매우 힘이 들것이다. 찐쌀 5수저를 밥그릇에 담고 물을 1~2mm정도 높게 담아 서너 시간 지나면 쌀이 물에 불어 씹기 좋은 상태가 된다. 맛이야 진수성찬으로 길들여 온 터에 맛이 좋을 리는 없지만 밥 지어먹기 힘든 사람은 큰돈이 든 것도 아니고 실행하다 중단한다고 해도 손해나는 일도 없는 일이다. 나는 10월초부터 계속 먹고 있는데 속이 불편하거나 거부감도 전혀 없어 좋다. 나의 고질적인 변비가 10여일 먹은 후부터 없어지고 매일 규칙적으로 변을 보아 효과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혈당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아 계속 먹으면서 관찰할 생각이다. 매 식사시간에 식솔들과 함께 먹는 반찬은 같이 먹으므로 어색함도 전혀 없다. 외식에서도 음식을 가리지 않고 맛있게 먹는다. 아침에 먹은 밥그릇에 쌀을 넣고 물을 부어 놓으면 점심밥이 되고 점심으로 먹은 빈 그릇에 다시 쌀을 넣고 물을 부어 놓으면 저녁밥 준비가 끝이다. 만일 도시락을 준비하여 출근하는 사람은 도시락 대신 쌀과 반찬 한 가지만 가지고 가서 물에 불려 두었다가 점심 때 먹으면 되 얼마나 좋은 방법이 아닌가? 이런 식으로 개선한다면 전기, 가스, 물, 시간 등등을 절약하는 부분이 상당할 것이다. 특히 게을러 밥하기 싫어 굶을 일도 없으니 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찐쌀을 재래방법으로 만들기가 어려우므로 정미소에서 현미를 구입하여 필요한 량을 24시간 물에 불려 집에서 떡을 하듯 시루에 쪄서 말려 두던지 아니면 떡집에 맡겨 찰밥을 하듯 쪄서 말려두면 준비 끝이다. 찹쌀 현미와 멥쌀 현미를 절반씩 섞어 찐쌀로 만들었는데 나의 입에는 찹쌀이 들어간 것이 씹기에 더 불편했다. 그러나 멥쌀만으로 만든 것은 씹기에 상쾌감을 주어 더 좋았다. 나이가 지긋한 남자가 갑자기 혼자가 되면 식사 때문에 본인도 당황스럽지만 자녀들은 더욱 난감할 것이 분명하다. 먼저 생각하는 것이 요양원, 정든 고향과 친구들을 버리고 외로운 새 생활을 시작한다는 것은 매우 선택하기 싫고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세끼식사를 자기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이 방법은 자식들도 근심을 조금은 덜 수 있는 길이라 생각되어 소개해 드리고자 용기를 냈다. 세탁이 문제가 있는데 1만원만 쓰면 상하 한 벌을 구입할 수 있으니 10일간 입을 옷을 준비하여 놓고 세탁할 옷은 비누물속에 담가 두었다가 주일에 한 번씩 세탁하여 사용하면 그렇게 어려움이 아닐 것으로 여겨진다. 죽을병을 얻어 그도 어려울 때는 할 수없이 요양병원시설에 갈 수밖에 없는 세상을 보며 부질없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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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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