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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원씨의 노래가사에 나오는 자운영꽃을 아시나요? 이름이 참 이쁘기도 하고, 노래의 분위기도 참 좋고, 제가 워낙 식물을 좋아해서 또 어린시절을 시골에서 보냈기에 웬만한 풀꽃들 은 다아는데 이름도 들어본적없는 자운영이라는 꽃이 늘 궁금했었습니다 그런데 몇년전 보우잔치때 드디어 그 궁금하던 꽃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마지막 코스로 논을 보여주시며 걷던 논둑길에서 그 꽃을 보게 된것 이지요 꽃모양은 마치 토끼풀꽃 같이 생겼고 송이는 그보다 좀더 컸던것으로 기억하 며 꽃색깔은 제가 좋아하는 보라색이었습니다 그때가 5월 5일 이었으니 풀들도 초록으로 무성했던 논가에 풀속에서 무리지 어 있던 자운영꽃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때는 '아 이것이 그 자운영꽃이라는 거구나' 하며 반가운 마음에 몇번 자세히 들여다 보고는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어린시절을 기억해 봐도 논가에서 자운영꽃을 본적이 없는것 같은데 내가 자란 곳과는 지역적으로 떨어져 있어서 이곳엔 자운영이 많이 피나보다하고만 생각 했었지요 그런데 다른곳에서는 볼수없는 그 자운영이 송하선생님 논가에 핀 것은 우연 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태평농법을 개발한 이영문씨의 책을 요즘 몇권 읽는 중인데 그곳에서 자운영 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책에서 알게된 자운영에 대해 잠깐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자운영은 일년생 식물로 밤이 길어지면 싹을 틔웠다가 밤이 짧아지면 생명 을 마감한다. 즉 벼를 수확하는 추수기에 나왔다가 벼를 심을 시기가 되면 일생 이 끝난다. 어여쁜 꽃을 피워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서 흙으로 돌아가는 자 운영은 토양을 풍성하고 기름지게 만드는 천연비료로 쓰였다. 이 자운영은 콩과 식물로서 뿌리에는 박테리아가 많고 잎에는 질소가 풍부해서 예로부터 자운영이 흐드러지게 피는논에는 따로 거름을 줄 필요가 없다고 했다 확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환경을 보존하면서 농사를 지었던 선조들의 전 통농법에서 자운영은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자생초였다. 벼와 자운영은 생장 시기가 다르기 떄문에 서로 자기만 살겠다고 치열하게 경 합을 벌이면서 어느 하나를 죽이는 관계가 아니라, 사이좋게 공생하는 가장 이 상적은 관계였다. 벼가 잠시 자리를 비운 논에서 자운영은 평화롭게 살다가 다 음 생을 위한 씨를 남길 수 있고, 돌아온 벼는 자운영이 기름지게 가꾼 흙에서 얻은 자양분으로 실하게 영글어가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존재였다. 더구난 자운영은 워낙 촘촘한 군락을 형성하기 때문에 다른 자생초들이 고개 를 들이밀 틈을 주지 않고 자연 소멸하도록 만드는 제초제 역할도 했다.> -이영문의 모든것은 흙속에 있다중에_ 그런데 이토록 중요한 자운영이 독한 화학제초제때문에 씨가 말라 버리고 그 자취를 감춰버렸다고 합니다 이 글을 읽는 순간 선생님 논에서 보았던 보랏빛 자운영이 생각나며 왜 전국 에 없는 자운영이 선생님 논가에 흐드러지게 피었었는지를 알게 된것이지요 그러니 우리는 얼마나 건강하고 소중한 쌀을 먹고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거란걸 알게 됐구요 그 논을 보여주시며 말씀하실때 선생님의 말속에 논에 대한 애정과 자랑스러 움 같은것이 느껴졌었는데 그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수 있을것도 같아요 이영문씨가 자운영씨를 구하여 자기논에 심으려고 무척 많이 찾아다녔지만 어 느곳에서도 구할수가 없었다니 선생님이 나누어 주시면 될것 같아요 그럼 연락을 어떻게 해야하지? 어쨌든 요즘 한 농부의 대단한 농심과 철학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습니 다. 남이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것을 자연을 통해 보고 들으며 깨닫게 된 이야 기를 읽으며 제 가슴은 많은 것들로 차오릅니다 그리고 조각 조각 분리되어 떠돌던 생각들이 질서 정연하게 이어져 뭔가가 정 립되는 느낌도 듭니다 송하선생님이나 이영문님 같은 분들이 계시기에 신음하고 있는 이 땅들이 그래 도 그 강한 생명력으로 다시 살아서 많은것들을 가르쳐 주고 베풀것이라 믿습 니다 땅이 고맙고 풀한포기가 고맙고 바람이 고맙고 햇살이 고맙고 땅속 벌레가 고맙고 생명의 순환이 이루어지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존재하는 세상의 모든것 들이 참으로 고맙고 고마운 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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