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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께서 보내신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 라는 책을 받고보니 이 희망이 이루어질 것도 같다는 마음입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나무...풀...들에 열광하기 시작한 건 아마도 그들이 좋아서보다는 동물이 싫어서 그 반작용으로 식물에 눈이 떠졌다는 게 정확 할 겁니다. 그리고 쉬 지고 마는 꽃보다 초록잎, 새순, 풀잎,등에 정을 더 두지요. 꽃은 그 다음입니다. 그래서 식물은 늙어가며 멋있어지나 동물은 늙어가며 추해진다라고 강변하기도 합니다. 좀 극단적으로 치닫는 성격때문에 뭐든 지나치게 몰입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나무와 풀들에 열광하면서 색도 초록에 집착하게 되었는 데... 그 정도가 지나쳐서 우리집 양반에게 초록색에 질렸다는 항변까지 들었죠. 아마 한 사오년은 초록색 옷만 입고 다녔을 겁니다. 악세사리도 샀다하면 초록색이고 애들 시험지 채점하는 색연필도 초록이고 일기장 검사도 초록색이고..그래서 별명이 초록선생였습니다. 그동안 담임했던 학생들이 초록색,하면 아마 나를 떠 올릴 겁니다. 그리고 초록을 보며, 새순을 보며, 예전 초등학교 담임을 생각하라고 문집도 <초록반문집>이란 제호를 붙여도 주었었죠. 그 후 염색에 취미를 갖게 되면서 색중에서 초록색이 가장 발색하기 힘든 색이란걸 알게되며 초록에 더 집착하게 되었습니다. 초록색은 예쁘게 나오지 않습니다. 화학염료 중에서 가장 발색이 힘든게 초록이고 천연염료도 놋쇠 녹 말고는 없지요. 그래서 나무잎들을 유심히 보다가 은행잎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새순 돋는 초봄에서 5월 신록을 넘기며, 성하의 여름을 지나, 초록을 잃는 가을까지... 한 순간도 실망스럽지 않습니다. 아무리 둘러봐도 은행잎처럼 수준?높은 초록을 보여주는 나무가 제 눈엔 안 보였습니다. 서울로 옮겨 아파트 생활하면서 베란다에서 죽인 나무들이 부지기수입니다. 나무를 사랑한게 아니라 괴롭힌 결과 밖에 안되는 이 아파트 생활을 하루 빨리 청산하고 싶습니다. 하도 나무를 많이 죽여서 마음이 아파 이 책을 지으신 우종영님께 사사 받고 싶은 마음였습니다. 시들어 죽어가는 풀들을 보며 내가 과연 얼만큼이나 마음아파 했을지... 부끄럽고 미안합니다. 말 못하는 풀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뽑아버린 지난 날 들... 권정숙님의 책을 받고 나무처럼 자연스런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분의 책을 다시 접하며.. 많은 반성을 합니다. 과연 나는 나무를..풀들을 ..사랑하는가? 나의 욕망이고 집착이 아닌 사랑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가?... 이제 남은 날은 나무의 일생을 다 볼 수 없을 만큼 짧지만... 푸른 하늘 향해 두 팔 벌린 나무들처럼 그렇게 땅에 뿌리 박고 하늘을 이고 살고 싶지만... 쌓은 공덕이 없는 주제에..또 그들의 말도 못 알아듣는 집착뿐으로 그런 복이 오려는 지... 그러나 꿈은 늘 꾸고 삽니다. 식물들과 함께 하는 삶... 흙과 함께 하는 삶을 머리속으로 삽니다. 안 되면 다음생에서라도 그렇게 태어나길 바래 봅니다. 권정숙님 !! 고맙습니다. 나의 초록꿈을 반성 할 수 있게 해주셔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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