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8월 15일 금요일 농민신문
친환경농산물 이미 ＇새 흐름＇ 건강 · 위생 떠난 상품은 낙오
고품질 생산 - 제값주고 구매 농업인 · 소비자 함께 사는 길
요즘 소비자들은 농산물이나 식품을 구매할 때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건강을 중요시하는 사회 풍토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데다 구제역이나 식품의 안전성과 신선도 등이 광우병·사스(SRS ·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등의 중요한 발생요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소비자들이 안전한 농산물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저농약 등 친환경농법으로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가 수와 생산량은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잇다. ＇안전＇이 그만큼 최근 농산물 유통환경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큰 흐름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주부 이선영씨(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는 "예전에는 안전성을 생각하기에 앞서 값이 얼마나 싼지가 농산물의 구매를 결정짓는 첫번째 요소였다"면서 "그러나 최근 잇따라 발생한 구제역이나 사스 등의 영향으로 요즘은 값이 다소 비싸더라도 안전한 농산물에 손이 먼저 간다"고 말했다.
이같이 최근 ，＇안전＇이 농산물 유통에 있어 중요한 흐름으로 떠오르자 대형 유통업체들도 ＇안전＇을 마케팅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성태훈(주)농협유통 채소부장은 "안전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현재 전국 125곳에 설치, 운영하는 ＇친환경농산물 전문판매코너＇를 2005년까지 200곳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출하된 농산물에 대해 잔류농약검사를 정기적으로 하는 한편 삼진아웃제를 도입하는 등 안전성을 강조한 마케팅을 통해 농산물 소비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인과 소비자들도 안전농산물이 뜨는 현재의 사회적 분위기를 적극활용, 서로간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다져야 한다는 분위기가 널리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상생의 기운을 더욱 넓혀가기 위해서는 농업인들은 내 가족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을 생산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농약이나 화학비료 사용을 최대한 줄여 안전농산물 생산에 주력해야 한다.
소비자들도 이제는 무조건 싼값에만 농산물을 구매하려는 경향에서 벗어나 안전농산물에 합당한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 어느 한쪽의 입장과 이익만을 내세우기보다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협력해나가는 분위기가 조성될 때 비로소 국내 농산물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는 곧 수입개방 압력 등으로 위기에 처한 우리 농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정부도 안전농산물을 매개체로 활용해 농업인과 소비자들을 아우를 수 있는 정책을 수립, 추진해야 할 것이다. 농업인들이 안전농산물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짐과 동시에 소비자들이 안전농산물을 제값 주고 살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김승환 농림부 친환경농업육성 담당 사무관은 "최근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농산물은 수입농산물의 개방 압력과 급변하는 유통환경의 변화 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이에 정부도 친환경농업지구조성사업 등 생산단계에서부터 친환경농산물의 유통 활성화를 위한 소비단계까지 체계적인 친환경농산물 관리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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