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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제가 일하러 간 사이 새끼를 낳았습니다. 그나마 제 친구가 없었더라면 새끼들 다 죽을 뻔 했습니다. (이 친구는 전에 보우농원 택배가 없어진 줄 알았을 때 저희 집까지 가서 확인해준 그 고마운 친구죠.. 나비를 데려갈 이동장을 가지고 와준 친구이기도 하구요. ^^*) 나비를 홍대에서 만난지 이틀되었고.. 꽤 만삭이지만 행동이 빠릿빠릿해서 출산이 아직 멀었나. 했었지만 친구가 오후에 놀아주러 가서 문을 열어보니.. 바닥은 피투성이에.. 애기들이 점점이 있고.. 아마도 온 방을 돌아다니며 낳았다 봅니다.. 구석탱이에 어미냥이 나비가.. 눈만 뗑그렇게 뜨고.. '어떻하면 좋아.. '라는 표정으로 마지막으로 낳은 애기 하나만 끌어안고 있더랍니다.. 아기 낳으라고 방석깔고 상자도 만들어 줬는데 차가운 방구석에서 애기들은 흩어져 있고.. 어미도 차가운 구석에서 웅크리고 있어서.. 애기들은 몸이 차가워져 가고.. 모두 6마리인데 이미 1마리는 양수막이 안 걷혀서 질식사 한 상태였습니다... 고양이들은 보통 본능적으로 알아서 한다던데.. 그러질 못한 걸로 봐서 어미인 나비는 아마도 나이가 아주 어린 것 같습니다.. 추정연령 9개월?? 어쨋거나 친구가 저희 집에 있는 온풍기를 켜서 양수에 젖어 차가워진 애들 말리고 모아서 나비의 젖에 물려주어서 애기들이 기운을 차렸다고 합니다. 정말 큰일날 뻔 했죠? 우리집 고양이 플레져와 엔조이도 옆방에서 일어나는 심상찮은 일이 일어나는 것을 눈치챈 듯. 흥분한 기색이었습니다. 출산 후에 방문을 열어두었더니 플레져와 엔조이.. 계속 와서 몰래 숨어서..(^^;;) 구경하더군요. 새끼들이 신기한 모양입니다.. 그저 새로운 것이라면.. 훗훗.. 제 친구가 애덜 살렸습니다.. 전 경험도 없고.. 저였다면 어떻게 했을지.. -.-;; 이틀전에 나비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역시 새끼들은 살지 못했겠죠.. 강한 운명을 가진 애덜 같습니다. 게다가 늘 가던 길도 아닌 곳으로 가서 나비를 만났으니.. 어쨋거나 출산을 했으니 한시름 덜었습니다.. 태어난 애기들 중에. 우리 플레져 첨 봤을때랑 똑같아 보이는 녀석이 있네요. 역시 플레져는 태어나자 마자 제 친구가 주은 게 맞나 봅니다. 날이 화창한데도 젖어 있었고, 양수 냄새가 났다는 친구의 증언(?)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어미 젖 한번 못 빨은 녀석아 살아남았을까.. 인공수유도 서툴러서 초유도 못 먹였는데.. 했었는데.. 역시 태어나자마자 친구가 주은 거였습니다.... 정말 기적입니다... 플레져를 보고.. 새끼들을 보니 감개무량하네요. 눈도 못 뜬 녀석을.. 고양이를 한번도 길러본 적이 없는 제가 3-4시간 마다 인공수유 하느라 정말 힘들었죠.. 애가 눈을 뜰까.. 제대로 자라줄까 걱정걱정 했었거든요. 그래도 어미가 있어서 인공수유 안해도 되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어미는 벌써 기운을 차려서 밥도 잘 먹고 화장실도 잘 찾아갑니다. 참 묘한 인연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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