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 잘 도착해서 만 하루 반이 지났는데요. 일년 전에 처음 왔을 때는 한달이 돼도 적응을 못해 수면제 사먹고 하다가 별 수 없어 일정을 당겨 돌아 갔는데...이번엔 잘 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청국장 때문에 걱정이 많으시군요. 청국장 발의? 한 장본인으로서 송구스럽습니다만... 그리 걱정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못 하다 해도 타 상품보다 웃길일 거란 믿음이 있습니다.
저는 생청국장을 삼삼하게 끓인 다음에 식탁에 올리기 전에 청국장 가루를 타서 먹으니 아주 감칠 맛이 나던데요. 더 고소하고 청국장 간을 잘 맞출 수 있고요. 저는 음양감식법을 지키려 하니 제 그릇엔 가루를 듬뿍 넣어 국물 없이 해서 먹지요.
가을에 보우표 배추를 반은 백김치를 담아서 밴쿠버 짐싸는 날 처음 헐었는데..야~~ 새상에 그렇게 맛잇는 건 처음입니다. 고추가루 넣은 김치보다 더 시원하고 아삭아삭..쨍~~ 한 맛이...발효음식의 백미입니다.
우리 딸이랑, 외손녀랑, 모녀 삼대가 백김치 대가리? 뚝 끊어서 가닥으로 얹어 먹으니... 우리 딸 말이 야~~ 이제 사람 사는 것 같다~~.
비행기 안에서 우적우적 무를 안 먹나... 책을 보며 울지를 않나... 옆에 앉은 서양남자가 고개를 갸우뚱.. 제가 대우 <김규환명장>이 MBC, EBS, 에서 방송 한거 보고 엄청 감동 받았었는데요. 요새 SBS 에서 특강하는 거보고 또 눈물이 줄줄.. 다 들어 아는 거라 책은 안 샀었는데...듣고 또 들어도 감동 그자체라 공항에서 그 책을 샀지요. 다 들은 얘기지만... 읽고 또 읽어도 눈물 줄줄 흘리면서... 내마음이 발효 음식 먹은 것 처럼 가슴이 찡~~~
무를 많이 가지고( 깎아서 오면 괞찮던데..) 올 걸...생무 서너개 가지고 온 거 생으로 다 먹고...이제 무얼 먹고 사나...걱정이네요.
밴쿠버 1신을 전하며 보우 들판에는 甘雨 가 내리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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