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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유난히 단골집을 밝히는 사람들이 있다. 그 정도가 심한 사람 중의 하나가 나다. 나는 상당히 감성?적인 사람이라 이지적이니 이성적이니 하는 말과는 거리가 멀다 슈퍼마킷이 생기기 전 동네 점방이든 학교 앞 식당이든 한번 내마음에 찍히면 그걸로 영원히?다. 그냥 필?이 확 꽂히면 그걸로 죽자사자 목숨 건다. 그래서 피해도 많이 보고... 오래 산 인생은 아니지만 엎으러지고 뒤집어지고 파란만장이다. 그래도 그 습성을 고치지 못한다. 정말 성격도 DNA 속에 박혀서 그런가보다. 그렇게 겪은 시행착오가 늘면서 내 감성이 좀 예리?해 졌는지..나이를 들면서 젊은 날 때처럼 무모하게 필?이 꽂히지 않아서 좋다. 또 시대가 단골을 빼앗아 가서이기도 하다. 대형 마트와 백화점과 대형식당과... 현대는 편리함 대신에 나에게서 단골을 빼앗아 갔다. 그런데 내가 요즈음 옛날 내 단골집을 찾은 듯 들랑달랑... 이리도 즐거울 수가 없다. 더구나 날이 가면서 내 예리?한 판단에 감탄? 하고 있으니... 무면 무, 배추면 배추, 즙이면 즙, 식초면 식초, 그 어느 것이든 넘치게 기쁨을 준다. 그런데.... 게시판 글을 처음부터 모조리 탐독한 결과 또 넘치는 기쁨이 생겼다. 내가 제일 좋아 하는 게 울타리 콩인데...그것까지 맞아 떨어지다니... 이건 엄청난 인연이다. 이제 무와 배추가 끝났으니 이번엔 ★청국장★차례다. 아직 사모님의 허락을 100% 받지는 못하셨겠으나...그냥도사님의 외조? 실력을 가늠해 보건데... 들어 주시리라. 청국장의 맛을 알아야 조선 사람이고 ,청국장의 그 삭힌 맛을 알아야 인생?의 깊이가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그런데 이 청국장이 오묘한 맛이 있는 만큼.... 이 맛을 내기가 오묘해서 제대로 하는 사람이 없다. 그냥도사님의 청국장은 기필코 그 오묘함이 살아 있을 것이다. 그 분의 정서가... 그 전라도 땅이... 대대로 내려오는 손맛이 ... 칠년묵은 소금이 그러리라고 확신 한다. 그다음에는 된장을 졸라보려고 한다. 감질나게 병에다 쬐끔씩 담는 그런 것 말고... 아주 항아리를 가지고 가서 담아 달라고 하려는데....그래도 담으시는 길에 좀 넉넉히 담아서 게시판에 띄우시지 않으실까...기대해본다. 그다음에는 완두콩, 울타리콩...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그리고 나팔꽃씨!... 예전에 호박꽃? 만큼 큰 나팔꽃씨를 한 삼년 심었는데... 도시로 옮겨오며 잊었다가.. 올해 유리창가에 올릴려고 양재동 꽃시장을 다 뒤져도 없어 중국산 나팔곷씨(시판용은 모두중국산)를 심었더니 꽃이 메꽃마냥 쬐끄만게 영 볼품이 없다. 내년이 즐겁게 마음에 미리와 들어 앉았다. 그냥도사님이 메주를 쒀? 말어? 값을 얼마를 받어?... 골치가 좀 아프시겠지만 .... 이 글을 읽으시고 안 쑤실 수 없으시겠지... 내일은 아짐들 덧버선이랑, 털목도리랑, 사모님 타이즈랑, 그냥도사님 바지랑 우체국으로 부치러 간다. 내꿈이 농사 져서 정갈히 말려 친구에게 부쳐주고 싶은 건데... 친구는 가고 없고... 그냥도사님 때문에 이렇게 우체국에 가는 즐거움을 맛본다. 혹시 사모님이 메주쑤라는 뇌물?로 알으실까? 좀 그러하나... 관계치 않고.... 그냥도사님 때문에 그냥... 기분이 좋다. 발효와 관계 있는 詩 한편 올린다. 내가 좋아 하는 시인 중 한분이신 이수익( 李秀翼 ) 선생님의 시다. ▶ 삭아서 아름다운◀ 뜨거운 熱 꽃이 피더니 앓는 신음소리 불면의 몇날 밤 숨어 남몰래 뒤척이더니 고통의 절정, 그 죄악 같은 고비도 넘겼는지 또는 체념인지 熱은 차츰 내리고 네 몸부림도 멎어 한없이 고요해진 어느 아침 ---- 門을 열었더니, 거기 네 화평한 얼굴 뽀오얀 살결은 나를 맞고 있었다. 떫은 풋기 삭아내려 농염히 무르익은 육체의 향기 내뿜는 항아리 속에 密酒여, 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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