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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고'는 일본 오오사카(大阪) 남쪽에 위치한 와카야마현(和歌山縣) 중부에 있는 미나베 가와무라(南部川村) 마을에서 유래되었습니다. • '남고'는 실생 나무에서 발견되었습니다. • 실생(實生) 이란, 접목(接木) 과 대별(大別) 되는 용어로 씨앗에서 싹이 터서 자란 나무에 다른 품종을 접붙이지 않은 나무를 말합니다. 2. 1902년(明治/ 메이지 주석1. 35년), 우쿠테에 살고 있던 타카다(高田貞楠 / たかださだぐす : 우측사진)란 사람이 자신의 뽕밭을 매화농원으로 전환하면서, 근처에서'우치나카 매화(内中梅)'의 실생 60본을 구입하여 약 30are(3000㎡, 약 1,000평)의 밭에 심었습니다. 그 중에서 열매가 많고 아름다운 붉은색이 비치는 우량종이 한 주 발견되었습니다. 타카다는 그 나무를 소중히 가꾸고 길러 종자나 묘목 용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모수(母樹) 로 길렀습니다. 훗날 일본에서는 이 나무를 타가다의 이름을 따서'타카다 나무'라고 불렀습니다.(좌측사진 : 당시의 타카다 나무.) 주석1 : 근대 일본은 천황의 연호로는 메이지(明治 ·1868∼1912년), 다이쇼(大正 ·1912∼1926), 쇼와(1926∼1989) 그리고 현재의 헤이세이로 나뉜다. 3. 1931년(昭和/ 쇼와 6년), 장래성 있는 유실수(有實樹)로 매실을 선택한 코야마(小山貞一 / こやまていいち : 우측사진) 라는 사람 은, 타카다가 기른 '타카다 매실나무'의 모수로부터 접수를 얻어 60수의 대목(臺木)주석2에 접을 붙여 묘목으로 키웠습니다. 그러한 인연으로 인하여 코야마는 '타카다 매실나무'를 계승한 사람이 되었습니다.(좌측사진 : 수령 100년 가까운 타카다 매실나무) 주석2 : 접본이라고도 하며, 접을 붙일 때 그 바탕이 되는 나무를 말한다. 밑그루 / 밑나무 / 접그루 / 접대와 유사한 말이다. 4. 1950년(昭和/ 쇼와 25년) 일본에서는 매실의 우량품종을 선정하고 보급하기 위하여 「매실우량모수조사선정위원회(梅優良母樹調査選定委員会)」가 설립되어 코야마도 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 위원회는 우량종이라고 여겨지는 37 개 품종을 대상으로, 5년간에 걸쳐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37종 중 2년째에 14종을 선발하고. 3년째에는 10종을 선발하는 등 조사를 거듭하면서 우수품종 선발을 좁혀갔습니다.(우측사진 : 코마야, 현(県) 시험장, 타카다 아들, 타케나카 카츠타로우) • 1954년(昭和/ 쇼와 29년) 위원회는 최종 7가지 우량품종을 선발하였습니다. • 5년에 걸친 심사결과 경단(白玉) / 양청(養青)/ 고성(古城)/ 개량우치다(改良内田)/ 타카다(高田)/ 지조우(地蔵)/ 쿠즈시(薬師) 등 7품종이 선발되었습니다. • 그 중'타카다(高田)'품종은 현지 풍토에 가장 적합한 최우수품종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5. 한편, 남부고등학교(南部高校) 원예과 학생들도 5년간 충실하게 조사 연구에 협력하였습니다. • 타케나카 카츠타로우(竹中勝太郎 / たけなかかつたろう) 는, 미나베가와무라 출신으로 와카야마현립 남부고등학교의 교사였습니다. 원예과의 주임 교사로서 현지의 지질과 풍토에 가장 적합한 매실의 품종 개량과 선정에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교육자로서의 광범위한 학식과 연구자로서 축적된 지식, 그리고 깊은 향토애가, 미나베가와무라 지역에 적합한 매실의 우량 모수를 찾아내는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 타케나카는 매실우량모수조사선정위원회(梅優良母樹調査選定委員会)」의 위원장으로 취임하였고, 남부고교 원예과의 학생들과 함께 실습을 통하여 마을내의 우수한 37개 품종을 5년 간에 걸쳐 끈질기게 조사했습니다. 6. 1963년(昭和/ 쇼와 38년) 위원회는 최우수 품종으로 선택된 '타카다 매실'의 종묘명칭을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 최우수품종으로 선정된 '타가다 매실'의 이름을 명명하면서, 선정과정에 지대한 공헌을 한 '남부고교(南部高校)'와 품종의 최초발견자인 '타카다(高田)'로부터 이름을 따서, '남고(南高)'라고 명명하게 된 것입니다. 7. 위와 같은 과정를 거쳐 발견되고 명명된 「남고」매실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과정은 정확한 기록을 찾을 수 없지만 대략 1980년대 후반 경 도입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 일본인들이 자국의 생산단가가 높아짐에 따라 한국에 생산기지를 만들 목적으로 도입되기도 하였고, 매실주를 만들기 위한 주조회사 들이 대규모 매실농원을 조성하면서 혹은 일본을 견학한 한국매실재배농가 중 일부가 현지에서 묘목을 구입하면서 도입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 우리나라에 도입된 「남고」는 그 품질을 인정 받기까지 많은 편견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매실은 청색이 진할수록 좋다" 는 잘못된 고정관념이 뿌리깊은 우리나라에서는'청매실'만이 최고의 매실로 인정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청매실'이란 매실의 품종 명칭이 아니라 단순히 매실의 청색을 강조한 포괄적 용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마치 '청매실'이라는 우수한 매실품종이 있는 것처럼 알려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햇빛을 받는 부분이 붉어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는 「남고」는 복숭아와 닮았다 하여 '복숭아매실'이라고 불려지기도 하였고, 아예 '덜 자란 복숭아'로 오인 받기도 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그 진가를 인정받지 못하였습니다. • 그러나 매실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부터, 2001년 설립된 「한국매실연구회」를 중심으로, 매실도 품종을 구분하자는 운동이 시작되었고, 점차적으로 「남고」매실은 그 가치를 인정 받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결과 최근에 매실묘목을 심은 대부분의 농부들은 「남고」를 심게 되었고, 현재는 「남고」매실의 수확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일본의 경우 2003년 현재, 전국토의 매실재배면적 중 수분수 면적을 제외한 약 90~95% 정도가 「남고」인 점을 감안할 때, 머지않아 우리나라도 그와 같은 추세를 따라갈 것으로 판단됩니다. • 「남고」매실은 품질 면에서 확실히 기존의 매실과 차이가 있습니다. 매실식품개발에 있어 우리보다 수 십년 앞서있는 일본의 사례가 말해주고 있듯이 품질에 있어서 「남고」는 뛰어난 특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리적 특징만 보더라도 향기가 뛰어나며/ 과육이 부드럽고/ 과즙의 양이 많으며/ 절임을 하여도 쪼그라들지 않는 섬유질의 특성이 있으며/ 과피가 부드러우면서 찢겨지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때문에 「남고」는 일본인들의 주식인 '우메보시(소금절임/ 梅干)'를 만드는데 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매실주/ 매실차(juice)주석3등 거의 모든 매실식품에 「남고」를 사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주석3 : 과거 일본에서는 매실주와 매실차(juice) 를 만들 때 청축 품종을 많이 이용하였음 • 하지만 「일본의 남고」매실과 「한국의 남고」매실은 다소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고 있지만, 한국에 도입되는 과정에서 유사품종이 도입된 경우도 있을 것이고, 한국에 도입된 이후 기후와 환경의 변화로 인한 돌연변이 탄생, 혹은 교잡으로 인한 새로운 변종의 탄생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8. 이제 우리나라도 우수한 토종(土種) 품종을 발굴하여야 합니다. • 「남고」는 일본의 한 야산에서 자라던 매실 중에서 선택된 매실일 뿐입니다. 매실은 역사적으로 중국에서 시작하여 한국을 경유하여 일본으로 전파되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어딘가에는 「남고」보다도 더 우수한 품종이 자신을 찾아주기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과거 1950년대 일본이 그랬듯이 우리의 기후와 특성에 맞는 최우수 품종을 찾기 위한 운동을 시작하여야 합니다. • 2002년 경 국내의 한 일간신문에서 '왜매(倭梅)'와 '토종매(土種梅)'라는 표현으로 특정한 두 지역을 구분하여 논평하였다가 매실재배농가 들의 커다란 반발을 불러 일으킨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사건은, 매화축제 시기에 맞추어 특정지역에 관광객을 유인하기위한 목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특정한 지역의 매화를 '토종매'라고 치켜올린 반면, 이미 잘 알려진 지역의 매화를 '왜매'라고 깎아 내리면서 발단된 사건이었습니다. 사건의 진실과 저의가 무엇이냐를 떠나 우리매실에 '우리이름'이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데 시사하는 바가 매우 컸던 사건이었습니다. • 우리국토에서 자라고 있는 매실은 아직 품종의 구분이 정립되어 있지도 않지만, 고유한 이름조차도 없는 실정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청매실'로 널리 알려진 품종들도 그 근원을 찾아보면 거의 일본에서 도입된 품종들이거나,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고유한 이름이 없기 때문에 일본에서 명명된 이름을 갖다 붙여 사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국토에서 자라고 있는 매실에게 우리의 고유한 이름을 붙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일본에서 명명된 이름을 따를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우리나라 매실 전체를 '토종매'라고 구분한다는 것은 너무나 막연한 구분입니다. 더구나 품종을 알 수 없는 매실이나, 크기가 작아 상품성이 떨어지는 매실을 '토종매실'이란 말로 그럴싸하게 포장하여 비싸게 판매한다면 이 또한 왜곡된 상술에 불과합니다. • 이름에 대하여 좀더 서술하자면, 「매실」이라는 명사부터 짚어 보아야 합니다. 「매실」은 영문 표기가 없습니다. 「매실」은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에서만 생산주석4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Plum'이라고 표기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Plum'은 매실이 아니라 '자두'입니다. 또한 매실의 학명은 ‘A Japanese Apricot'이지만 아직 통용되지 않고 있는 용어입니다. 따라서 우리도 영문표기를 ‘Maesil'로 정착시켜 우리말 「매실」을 세계공통용어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지금으로부터 약50년 전, 일본에서 「남고」품종을 선발하는 과정에 5년 이라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였듯이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의 대표적인 품종을 선발하기 위하여 그에 못지않은 투자와 관심을 기울어야 할 것입니다. 주석 : 최근, 한/중/일 외 베트남/미얀마 등에도 재배되고 있다고 하지만, 지금까지는 한/중/일 3개국 만의 과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04년 10월 홈페이지를 개설하면서 … * 자료출처 : 미나베가와무라 매화진흥관, 일본 와카야마현 월향농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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