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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서 무청 가격에 대해 가족들의 의견을 물으셨잖아요. 조해순선생님께서는 직접 시장조사까지 해주셨구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계산해 놓으신 가격을 보니까 보우농원 다른 농산물들을 너무 싼 가격에 거저 먹고 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20,000원짜리 무즙 한상자 시키면서 배식초에 잘생긴 무에 무청까지 받으면서 이런 덤은 난생 처음이었습니다. 정경희님 말씀대로 파한뿌리도 거져 얻어본 적이 없는 도시 생활자들은 품질도 품질이지만 보우농원 인심에 그대로 반하게 되는 것이지요. 요즘은 식구들이 적다보니 무한상자 시키고 싶어도, 무청을 한 상자 시키고 싶어도 그 양이 사실 좀 많거든요. 저장시설이 충분하다면야 두고 두고 먹으면 된다지만 아파트 살림에 그만한 공간확보도 어렵구요. 그래서 생각해 본 것인데요. 저희가 어려서 받으면 그토록 좋아했던 종합선물상자처럼 보우농원 농산물을 그렇게 꾸며보면 어떨까요. 한 일주일치 식량으로요. 무도 서너개, 무청절임도 서너주먹, 청국장도 띄운다면 한웅큼, 선생님밭에 지천이라는 냉이도 한웅큼, 천연조미료 무즙도 한 열봉지, 배식초나 과일즙 은 선택사항으로 이렇게 해서 한 3만원에서 4만원 사이의 식량상자가 꾸려진 다면 히트작품이 되지 않을까요. 거기에 드는 품이나 재료비도 시장가격만큼 충분히 쳐서 받으시구요. 혹시 너무 과한 요구를 한다 생각하시지는 않으실런지 걱정은 됩니다만 지난번에 무즙에 업혀온 덤상자를 생각해보면 오히려 선생님댁 살림출혈이 덜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참 그리고 유성에는 아직도 방송통신대가 있구요. 통신대 근처에서 선생님이 보셨던 넓은 논밭은 이제 없을거예요. 유성이 신흥주거단지로 탈바꿈하면서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섰답니다. 유성에서 배농사짓던 분들도 인근 논산이나 다른 농촌으로 들어가셨는데 유성배맛은 안 난다고 토질차이인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요즘 선생님댁 밥상에는 어떤 반찬이 올라오는지요? 편안한 일요일 되시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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