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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 전이던가요? 서울 근교로 이사하신 엄마의 집에서 함께 텃밭을 가꾼 적이 있습니다. 당시는 급작스레 아버지도 돌아가시고...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았던... 상실(?)의 고통이 주는 후유증에 온 가족이 힘들 시기였지요. 서로의 아픔을 알면서도 더는 무엇도 해 줄 기력이 없었을 때, 비록 마당 한켠의 텃밭이었지만 뭔가 함께 할 수 있는 소일거리가 생긴 것이 반가웠지요...(막상 해 보니 소일거리가 절대 아니었지만,,;;) 때마침 이 둘째 딸은 새로운 일을 도모하느라 3개월 가량의 공백이 있었기에 엄마와 함께 할 수 있었어요. 아,,근데 이건 말이 쉬워 텃밭이지 이건 뭐,,중노동도 이런 중도동이,,,@_@;;;;;;;; 특히나 끔찍했던 풀,풀,풀과의 전쟁이란...허리높이까지 자라있던 제법 넓었던 텃밭의 무성한 잡풀들을 뽑고 또 뽑고,,단단해진 흙을 쇠스랑으로 일구고,,제법 고랑을 지어 그럴 듯 하게 밭꼴은 만들었습니다. 아무런 상식도 변변한 농기구도 없이 시원찮은 육신을 연장 삼아 백년 전에나 했을 미개한 농법으로,,^^; 다시 호미로 작은 풀뿌리까지 모조리 제거하고 돌멩이 마냥 뭉쳐있던 흙을 일일이 손으로 풀어 밀가루 마냥 곱게 만들었습니다..손톱엔 흙때가 가~득~ㅡㅡ;; 한없이 어설펐지만 그래도 씨앗을 뿌리고,,드디어 싹들이 올라오더군요! 아,,물론 비가 와서 소실된 씨앗도 많았습니당~ㅡ,.ㅡ 그 과정에서 대낮에도 밭에만 가면 풀잎에 숨어있던 모기며 날벌레,벼룩들에게 집단회식(?)을 당하고 밤이면 토끼뜀 삼천 번 한 것보다 더 지독한 근육통과 몸살을 동반한 고열에 시달리고 온 몸이 홧홧하게 저려오던 그 느낌이란,,으휴,,*_*;; 끔~찍~ 전원생활의 낭만??? 그런 거 전혀 없어욧~~~>_< 그때 이후로 저는 칠갑산인가 뭔가 "코옹밭~~매에는~~아~아~아낙~네에에야~~~" 이 노래 저~얼~대~로~~안부릅니닷~~ㅡㅡ+ 하지만 푸릇푸릇해지는 텃밭을 보자 꼭 창조주가 된 듯 그 뿌듯한 보람이라니...ㅎㅎㅎ 그래서 전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도 주말만 되면 엄마의 텃밭으로 달려갔습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텃밭을 향한 엄마의 기도였어요... 낮에는 잡초와 벌레를 제거하고 해질 녁이면 엄마와 저는 함께 텃밭에 물을 주었는 데 한 고랑 한 고랑 물주기를 마칠 때마다 엄마는 두 눈을 꼬옥 감으시고 양팔을 길게 뻗쳐 정성껏 기도를 하셨어요... 상추랑 오이랑 부추랑 당근이랑 호박이랑,,,모두모두에게요,,, 그렇게 기도를 하시는 엄마의 등을 바라보는 이 딸은 설핏 면도칼에 눈동자를 베이 듯 통증이 몰려와 그만 닭똥같은 눈물이 주르르...행여 엄마가 돌아볼까 억지로 울음을 삼키느라 얼마나 몸에 힘을 주었던지 팔다리가 욱씬거릴 지경이었지요. 전 보았어요,,텃밭을 향한 엄마의 기도는 바로 당신의 딸들을 향한 기도라는 것을요,, 60대 초반의 나이에 아버지를 보내고 늙고 병약해진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낯선 타지에서 그 무엇도 없었기에 텃밭을 향해 남은 가족을 위한 모든 기원과 당신의 아픔과 외로움에 이르기까지,, 생의 모든 걸 쏟아붓는다는 것을요... 텃밭의 푸성귀조차 엄마가 먹을 욕심은 없었음을요... 그토록 안쓰러운 엄마를 위해 가난한 이 딸은 그 무엇도 해드릴 수 없었기에... 온 세상을 다 메다 주는 듯 엄마의 텃밭을 있는 힘껏 매었고... 스스로 무기력해졌다 여긴 엄마는 온 세상을 주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딸들에게 텃밭의 소산물로 정성껏 밥상을 차려 주셨어요... 그 야채들이 주는 단맛이란...엄마와 저는 천하를 얻은 듯 먹고 또 먹으며 텃밭이 주는 알싸한 맛에 취해 갔습니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이면 마당에서 부추를 따다가 부침개를 만들어서 마셨던 막걸리 한 잔이 주는 그 시원함이란,,^^;; 그해 봄과 여름과 가을은 텃밭을 안주삼아 막걸리 두어 잔에 아버지 향한 그리움 씻어내고 장대같은 장마비에 온갖 시름을 씻겨보내며 그렇게 사위고 또 사위어 갔답니다... 여기까지가 아직도 떠올리면 아릿아릿 명치끝이 저려오는 엄마의 텃밭에 얽힌 추억입니다. 그리고 재작년 어느 날의 일입니다... 앗! 여기서 일단 멈추고 클릭을 해봐야겠어요.. 주말에 2편을 쓰다가 세번을 날려먹었는데 이번엔 성공할 지..참 이상한 일입니다.. 여지껏 그런 일이 없었는데...아,,제발 무사히 올려지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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