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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 벌써 잔치 끝난지 이틀이나 되었네요. 보우농원 다녀온 것이 벌써 까마득하게 느껴지네요. 저는 그동안 회사 그만두고 2달을 쉬다가 오늘부터 어디 나가서 배우는 공부를 2가지를 시작했거든요. 아침에 먼저 분당에서 회기역에 있는 삼육 외국어학원에 왕복 3시간을 걸려 다니면서 일본어공부를 다시 시작했구요. 그거 끝나고 분당에 오자마자 또 성남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국제무역사무원이라는 것을 매일 4시간씩 듣게 되었습니다. 오늘 첨으로 그 수업들 다 듣고 집에 오니 남편 퇴근 30분 전인 6시쯤 되더라구요. 어째 회사 다니는 것보다 더 피곤하네요. ^^;; 그래서 비도 오는데 저녁 메뉴를 뭘 할까 고민을 하려고 보니깐 ^^a 크크크, 냉동실에 넣어 둔, 보우농원에서 선물로 받아온 현미쑥가래떡이 생각나는 겁니다~ 그냥 가래떡도 아니고 ->보우표 현미가래떡은 떡인데 ->그것도 그 귀한 현미서리쑥가래떡이란 말입니다 ^^~ 먼저 멸치가루와 다시마를 한주먹(?^^) 넣고 국물을 끓였습니다. 떠오르는 거품을 한번 걷어내구요, 마늘도 넉넉히 저며서 넣었구요. 드디어 현미쑥가래떡을 넣고 끓을때까지 기다렸습니다. 떡이 다 익을 즈음 소금간을 해서 평상시의 맑은 떡국으로 하려다가 보통 쑥국은 된장으로 간을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된장을 풀어넣어서 간을 맞추었습니다. 그런데 된장을 풀어넣었음에도 불구하고 떡국 국물색이 말입니다, 연한 초록빛 - 즉, 쑥색이 나오더라구요. ^^a ㅋㅋ, 당연한 거겠지요? 그럼 맛은 어땠냐구요? 일반 시중에 파는 떡국들의 그 무지무지 쫄깃함 있잖아요(그 쫄깃함의 비결은 모르겠지만), 그런 쫄깃함은 아니지만 가래떡의 씹는 맛이 예상보다 아주 감칠맛 있고 좋았습니다. 저도 송하선생님처럼 실험정신을 발휘해서 혹시나 하고 좀 오래 푹 끓여보았거든요. 떡이 잘 안 풀어지더라구요. 쑥이 들어가서 그런 것일까요? 암튼 오늘 저녁, 현미쑥가래떡으로 아주 구수하게 잘 해결했습니다. 실은요, 잔치 끝나고 송하선생님 댁에서 저녁상 물리고 조해순선생님과 배를 재배하시는 부안의 '흙농장'의 박동춘님께서 용동 마을을 떠나신 후에 저희는 눈치도 없고 송구스럽게도 그 구들장 있는 방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 청국장 띄워지는 방 아시지요?^^v 잘때도 좀 많이 덥다 싶긴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 요를 갤때 깜짝 놀랐습니다. 방바닥이 어쩜 그리 뜨거운지 맨발 데는 줄 알았거든요. 구들장 난방의 뜨거움을 처음 알았더랬습니다. 그리고 용동같은 마을에 살면은 늦잠같은 것을 아예 잘 수가 없겠더라구요. 날 밝아오자마자 새소리와 동네 멍멍이들이 아주 자동으로 잠을 깨게 해 주더라구요. ^^;;; 아침 7시면 일어나신다는 사모님께서 차려주신 아침밥을 또 맛나게 먹구요, 참, 그 아침에 끓여주신 게찌게 얼큰한 국물맛 덕분에 평소 술도 안 하다가 전날 찹쌀 동동주를 좀 욕심부렸던 제 남편 속이 금방 풀어질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선생님도 그렇고 송하선생님도 그렇고 두분의 공통점이랄까요. 우선 에너지가 넘치시고 그다음엔 어디서 솟아나는지 아이디어가 무궁무진들하시다는 것을 이번에 가깝게 뵙고서 느꼈습니다. 아침식사하시다가 남은 밥으로 술 담가야겠다고 하시더니 식사 마치시자 마자 8시도 안 된 아침에 시장에 가서 누룩을 3봉지 사 오시더라구요. 저는 태어나 누룩이라는 것을 거기서 처음 보았습니다. 큰 고무통에 밥을 넣으시더니 누룩 3봉지랑 절 섞으시더라구요. 사모님께선 콩을 넣어서 한 밥인데 술이 잘 될 수 있겠냐고 한말씀 하셨지만 송하선생님께선 더 맛있게 될 것이다라며 한번 시도해 보신다면서 시장다녀오시면서 누룩들이 좋아하는 먹이인 황설탕더 같이 섞어보아야겠다며 그렇게 황설탕까지 섞어서 누룩과 밥을 골고루 섞으신 후에 독에다가 담으셨습니다. 그리고 물도 좀 넣었구요. 띄우는 곳으로 옮기시고 온도를 자동으로 45도까지 올려놓으시더라구요. 현재의 배즙 만드시는데 4년, 사과즙 만드시는데 6년 걸리셨다면서 그 비결이 그동안의 실패였다고 하셨죠. 정치적인(^^)이유로 한달동안 댁에서 칩거(?^^)하시면서도 건물 한채를 손수 뚝딱 지으신 거 하며 이런저런 기계/기구들을 직접 발명+제작하시고... 아무튼 무지한 저로서는 송하선생님께서 들려주시는 이런저런 이야기가 신기할 뿐이었습니다. 툇마루 처마위에 제비집이 두개가 지어져 있었는데요, 저는 그 제비들도 사람을 알아보고 찾아왔을 보우가족들처럼 수준있는 제비들일 거라고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 보통은 3~4만원이면 실컷 맛을 볼 수 있다는 홍어인데 한마리에 50만원도 넘게 값을 치루셨을 진짜 홍어맛을 볼 수 있게 해 주셨구요. -진짜 전라도식에 비하면 거의 삭히지도 않은 거라 하시네요. 푹 삶은 돼지수육, 맛있는 쌈장에 찍어 먹으니 그 고소한 맛을 어디 비할 데가 없었습니다. 찹쌀로 직접 빚으신 동동주-솔잎까지 넣어서 담그셨죠. 남자분들, 특히 관광버스 타고오신 어르신들께 인기 폭발이었습니다. 술독을 옆에 가져다 놓고 계속 떠드실 정도였으니까요. ^^* 거기에 묵은 배추김치와 특히 그 유명한 보우표 무김치의 잘 익은 맛...또 그리워집니다. 올겨울 김장에 제가 보우표 무로 그렇게 김장을 담아도 같은 맛이 날 수 있을까요? 세상에서 아마 그보다도 더 부드럽고 쫄깃쫄깃한 서리쑥떡 또 맛 볼 기회가 올지 벌써 그립구요... 시원하게 짭쪼롬하게 무치신 머위나물반찬도 밥반찬으로 또 먹고 싶습니다. 마지막 보우표 흰쌀밥과 향긋한 쑥국, 잔치음식 가득 먹고도 왠지 허전한 속을 달래기엔 남녀노소 모두에게 최고의 마무리였습니다. 흙농장에서 제공해 주신 시원하고 달콤한 배를 5월에 맛을 볼 수가 있었구요, 저농약도 아닌 무농약 사과를 평생 처음 맛 볼 수도 있었습니다. ^^v 그리고 봉지봉지 가득 담아주신 상추와 커다란 초록 오이 선물에... 현미쑥가래떡... 참, 조선생님, 그 메밀목베게...항상 운전과 컴퓨터 때문에 목주물러주어야 하는 남편에게 아주 큰 효험을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 감사합니다~~~ 몇방울 내리다가 결국은 구름만으로 따가운 햇빛을 막아준 아주 멋진 하늘... 인심 후하게 내 주신 과일즙은 역시나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에게 인기만점이었구요... 국악공연은 사정상 너무 짧게 이루어져서 굉장히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아쟁산조, 대금산조, 살풀이춤 등을 직접 볼 수 있는 아주 귀한 기회였습니다. 잠깐 배워본 진도 아리랑도 아주 좋았구요. 참, 이번에 뭐니뭐니해도 함적굴논에를 직접 가본 것이 저는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동안 까서 보내주신 은행이 어디서 수확된 것인지 산지도 확인하며 함적굴논에 다달해서는 다들 탄성을 자아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찌 이리 사방이 둘러쌓인 논이 있을 수가 있는지...함적굴논이 있더라구요. ^^* 거기서 또 함적굴논에서 생산된 쌀이 맛있을 수 밖에 없는 사연도 들으면서 정말 보우농원과 감사한 인연을 맺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하3도로 맞추어져 있는 냉동창고에도 직접 들어가 보았구요... 거기서 실패하셨다며 팥청국도 한통식 선물로 주셨는데... 이런이런...팥의 모양이 뭉그러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실패작이라고 하시니... 끈적끈적 실도 많고 맛도 아주 훌륭한데...^^;;; 아무튼 감사하다는 말씀밖에는 드릴 말이 없네요. ==================================================================== 오전에 저희 떠나올 적에 이웃 본양아짐께서 주신 마늘쫑까지 나누어주신 사모님, 정말 감사하구요... 그리고 저희가 이번에 차를 안 가지고 고속버스를 타고 내려간 관계로 다음날까지 송하선생님의 바쁘신 시간을 축낸 것 같아 다시 한번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까지 태워다 주셨거든요. ^^;;; 농사일이 가장 바쁜 5월이라 하셨는데 말이지요... 에휴...이것저것 쓸 말은 많은데 없는 글솜씨에 설거지 마치자마자 급한 마음으로 써내려와서 제대로 된 후기나 될지 모르겠네요. 모쪼록 이번에 여러 회원님들 가까이서 얼굴뵈니 참 기뻤구요, 다음에 또 뵐 수 있겟지요? 점점 더 많은 분들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광주에서 분당 올라오는길에 고속버스운전기사님께서 어찌나 운전을 그리도 터프하게 하시던지... 저희는 어제 오후부터 오늘 아침까지 몸이 뻐근해서 일어나지를 못했거든요. 이제서야 정신을 좀 차렸습니다. 송하선생님 가족분들 모두 몸살들은 안 나셨을지 걱정도 되구요... 이미 많은 가족분들 잔치 후기글 많이 남기셨는데요, 될 수 있는 대로 중복 안 되게 쓰려고 했는데도 이미 횡설수설이 된 것 같아 쑥스럽습니다. <<< ^^;;; 송하선생님 말씀은 정말 녹취를 해서라도 그대로 다 올릴 수 있었으면 하는 그런 아쉬움도 남습니다. >>> 휴, 이제 더 이상 가정형편으로 글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네요... 여러분...편한 밤 되셔요...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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