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 친정집같이 편안한 보우농원

제목: 농부는 디자이너다?

글쓴이:

심원정

등록일: 2002-07-27 15:37
조회수: 1928

다 끝났습니다.
과수원에 해야 할 일이 다 끝났습니다.
참 오래도 걸렸습니다.
오래는 걸렸지만 완벽하게 깔끔하게 더 이상 손볼곳이 없게 끝 났습니다.

이제 슬슬 늘어진 가지나 밭쳐주고
풀약 1번 치고
약 두어번만 치면 됩니다.

조생종 벼는 벌써 이싹이 패이고
고추는 빠알갛게 익어가고
올해도 이미 저물어 갑니다.

봄이 되었을때에 금세 여름이 오고 가을이 닥치겠거니... 했는데
진짜 금세 가을이 저만치 보입니다.
곧 가을 냄새를 맡을것 같습니다.
그리곤 곧 겨울이겠지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여름.
어떤 이는 아직도 컵에 이만큼의 물이 남았다고 하지만
제게는 이제 요만큼밖에 남지 읺았습니다.

디자이너들이 봄에 벌써 가을 옷을 만들듯이
농부도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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