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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는 더위에 가끔 생각나는 일이 있습니다. 늘 밝고 확실한 처사로 정갈하기 이를 데 없는 시집고모님 한 분이 계셨었는데...저희집에 잘 오셨지요. 35 년 전 예전 집이란 게 그 때만 해도 우물물 길어 땡볕에 데워?서 집뒤란에서 목물을 하는 걸로 더위를 식혔지요. 그 때 이미 70 이 다 되신 시고모님께서 뒤안에서 목물을 하시며 혼자 무어라 하시며 목물을 하시는데... <어이...푹 푹 잘 썩것따... 그래 언능 빨리 푹푹 잘 썩어라..나도 곧 따라가마...> 꽃다운 새색씨로 일찍 세상을 뜬...몇십년도 더 넘은 그 상처를... 더운 여름에...그렇게 혼자 삭히시는 걸 보고...저는 <마른슬픔>이라고 이름지었습니다. 홀로 우는 눈물이...남 앞에서 흘리는 것 보다도 진한 것 처럼...늘 밝은신 모습만 보여주시던 분이... 슬픔도 드러내놓기보다 바위로 눌러놓고 사는 그 한이 더 깊은 것인가 봅니다. 아주 더운 날이 되면 덥다고 투덜대다가도 이 고모님의 <푹푹 썩어라> 생각이 나면 덥다는 소리도 사치같습니다. 아주 더운날...아주 추운날...또는 기차게 맛잇는 음식을 먹을 때...고운 옷을 볼 때...사랑은 비집고 나오나 봅니다. 얼마나 더울까...얼마나 추울까... 이 맛있는 걸 같이 먹을 수 있다면... 이 고운옷을 입힐 수 있다면... 어지간한 건 참을수록 사랑의 덕을 쌓는 것 일텐데... 참기가 쉽지 않네요.. 여기도 이렇게 더운데...광주는 얼마나 더울 것이며 땡볕에 밖의 일이란 게 한계상황일 것 같습니다. 저도 요새는 한낮엔 나갈 엄두가 안납니다. 수박이 인천을 돌아서 하루가 더 지나서 그것도 반동강이 나고... 예상은 했지만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도 옐로우캡택배회사가 양심적인게 미리 전화를 주고 문제가 있으면 자기들이 변상조치한다하여 전화를 하고 수박 값 19000원에 택배비 4000원 해서 23000원 보내라 했더니 회사에서 직접 입금을 드린다 합니다. 선생님께서 바쁘신 중에 전화까지 주셔서 송구스러웠습니다. 올해 넘기면 내년까지 애인 기다리듯 하면 되니 바쁘시고...더구나 더 더워지는 데 수박 보내시려 애쓰지 마셔요. 어제 뜻밖의 택배를 받았습니다. 박종대 선생님께서 참죽나무부각이랑 녹차, 줄풀, 쑥말림을 보내오셨습니다. 아마도 제가 재작년인가? 참죽나무부각이 먹고 싶다던 글을 기억하시는 가 봅니다. 제가 막내여서 올케손에 밥을 먹은 지라... 우리올케 고향이 영동이라 참죽나무 반찬이 많았습니다. 참죽나무 어린잎 말린 거 부숴서 김가루처럼 팬에 구워서 먹고요. 이 가루 밥에 비벼 먹으면 정말 좋습니다. 색도 까만게 김보다도 졸깃거리나 푸석거리지않고 질기지 않지요. 고추장에 장아찌로 박기도 하고, 찹쌀풀부각으로 먹고요... 제 도시락 찬이기도 했습니다. 그 중 부각이 제일 맛있었고 지금도 먹고 싶은 것 중에 하나인데 어쩌면 그렇게 지금도 그 옛날 참죽부각과 똑같이 만드셨는지 그 정성이 감동입니다. 기름친 후라이팬에 살짝 튀기듯 하면 더 좋겠으나 저는 그냥도 잘 먹고 미니오븐에 살짝 구워서 먹습니다. 찬물에 밥 말아서 살짝 구운 참죽부각하나 툭툭 끊어서 먹으면 그 개운함과 향이란 말로 다 못 합니다. 오래 오래 꼭꼭 씹어서 그 향을 음미하며 먹는 맛이란... 어디서 쉽게 찾을 수 없는 귀한 식미는 여름 더위를 잊게 합니다. 박선생님께 직접 메일로 감사드리려 하다가 잊혀가는 우리 토속음식소개차 해초미에 올립니다. 박선생님께 그 정성들이신 작품을 받고 보니 어떻게 감사드려야 할지... 그 작품을 세상에 조금이나마 명맥을 잇게 하는 게 선생님께 기쁨일까? 아니면 수고일까요? 요새 이런 토속음식을 찾는 이가 꽤 있을 것 같은데요... 워낙 잔손질이 많이 가는 수공업이라...저는 김부각은 광양에 있는 한 할머님이 하시길래 부탁드려서 먹는데... 참죽나무부각도 한번 부탁드려볼까 하던 참이었습니다. 박선생님께 너무나 고맙다는 말씀 전해주시면요... 백동어르신께서도 평안하시지요?... 제가 이사오느라 너무나 인사가 소원했습니다. 보우에 계신 모든 분들이 치정집처럼 정답게 느껴집니다. 늘 고맙습니다. 고창 시집에 있던 빨간색 참죽나무 평상이 그립습니다. 서울로 오면서 놓을 데가 없어 남 주고 왔는데...요새 참죽나무평상 보기 어렵지요? ★ 줄풀즙 선매분 한상자 보내주세요. 수박주문 때 넣었던 주문인데 아직 만드시지를 않으신거군요. ★복숭아를 놓쳤습니다. 컴이 용량이 달려서 제가 아무때나 할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아무 때나 나오면 한상자 부탁드릴께요.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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